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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2-08-10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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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이지원의 등대기행

지상의 끝자리, 그곳에 등대가 있었네

기사입력 2021-08-0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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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기행집이 나왔다. 2017년부터 3년간 우리나라 서해안과 남해안 동해안에 위치한 유·무인 등대를 직접 찾아다니며 쓴 글들을 모아 등대 기행집으로 묶었다.


 



바닷길 구석구석 계절마다 다른 햇살을 찾아 떠나는 등대 여행, 이 여행은 참으로 흥미롭다. 육지 골목에는 집집마다 뤼용을 나타내듯 끝과 시작을 알라는 대문이 있고,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하는 뱃사람에게는 대문 만큼이나 익숙하고 편안함을 주는 안내의 신神 등대가 있다.

 

정오를 살짝 넘긴 바다는 은빛 윤슬로 눈부시다. 연안부두 광장에 낯익은 인형이 보인다.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다. 다산과 풍요를 상징한다는 인형이 왜 여기 있을까? - 인천 팔미도등대 본문 중에서

 

가는 곳마다 등대의 사연 또한 인간사를 보는 듯하다. 육지와 바다를 연결하는 등대의 사연이 궁금하다. 방파제 빨간 등대는 오른쪽에 장애물이 있으니 왼쪽으로 가라는 바다 신호등이다. 예측할 수 없는 인생의 바다에도 향로向路를 일리는 등대가 있다면, 삶의 시련이 조금은 줄어 들지 않을까? 자신이 정한 방향으로 항해하며 나아가게 해 주는 등대는 약속 없는 기다림으로 조건 없이 언제나 홀로 서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등대는 인천 팔미도등대(1903)이다. 저자는 인천 팔미도등대를 시작으로 강원도 고성에 있는 대진등대까지 3년간 우리나라 해안을 한 바퀴 돌았다. 기행집에는 총 22개의 유. 무인등대가 실려 있으며, 책갈피마다 아름답고 독특한 등대 사진과 눈을 시원하게 하는 바다 사진이 펼쳐진다. 번외로 제주도에만 있는 제주의 옛 등대 도대불 12곳이 실려 있다.

 

군산 어청도 등대


 

저자는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시야 장애를 가진 시각장애인으로 등대 탐방에 남다른 어려움을 겪었지만, 잘 극복해 냈다. 기행 중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등대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저자도 장애를 가진 이들에게 등대처럼 환한 빛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그동안 인천 팔미도등대를 시작으로 고성 대진등대까지 우리나라 해안을 한 바퀴 돌았다. 격렬비열도 등대처럼 일반인이 접근하기 힘든 곳 몇 군데만 빼면 ‘나의 등대 지도’는 얼추 완성 되었다. 꼬박 삼 년이 걸렸다. 그때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은 없었다.

- 고성 대진등대 본문 중에서

 

‘등대는 세상 모두가 중심을 향해 달릴 때도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경계에 홀로 서 있다.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자존심을 세우듯 꼿꼿하게 서서 하얀 깃발 드높여 거친 풍랑을 받아내며 종소리로 짙은 해무를 걷어낸다. 외로움에 치쳐 있을 법도 한데, 자신의 숙명인 듯 저 홀로 땅끝에 서서 매일 밤 세상을 향해 환한 빛을 보내고 있다.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도 세상 끝자락에 홀로 선 듯 지독하게 외로울 때 있지 않던가. 삶에 지쳐 힘겨운 시간을 견디고 있다면, 사는 게 너무 바빠서 자신이 누군지도, 어디쯤에 있는지도 몰라 헤매고 있다면……. 하여 위로가 필요하다면 바다 건너, 먼 길 걸어 홀로 서 있는 등대를 한번 찾아보면 좋겠다.
 

이왕이면 지상의 끝자리, 외딴 섬에 있는 등대로 가보자 등대로 향하는 그 길은 당신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는 길이 될지도 모른다. 그곳에서 우리는 자신의 상처와 화해하고 세상과 새롭게 소통하는 법을 깨닫게 되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 전문>

최현영/기자 (gbinews94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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