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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6-30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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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한 장이 말해주는 것들

기사입력 2026-01-03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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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휴대전화 배경화면에는 구순을 넘긴 어머님의 사진이 있다. 차 안에는 가족사진 한 장이 꽂혀 있다.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려 한 것은 아니지만, 그 사진들은 하루를 살아내는 태도와 말의 방향을 자연스럽게 붙잡아 준다. 바쁘게 달리다 잠시 멈출 때, 무엇을 기준으로 살아가야 하는지를 묻는 얼굴들이 그 안에 있기 때문이다.

 

 

요즘 주변 풍경은 조금 달라졌다. 공원이나 아파트 주차장을 지나며 유심히 들여다보면, 차량 대시보드와 스마트폰 화면 속에는 부모나 가족의 얼굴 대신 반려동물 사진이 가득하다.

 

 

예쁘고 정성스러운 사진들이다. 그러나 그 속에서 부모의 모습, 가족의 흔적은 좀처럼 찾기 어렵다. 시대가 변했다고 말하면 그만일지 모르지만, 그 변화의 방향이 마냥 가볍게만 느껴지지는 않는다.

 

 

우리 세대는 부모와 자식, 그리고 손자손녀까지 한 식탁에 둘러앉는 것이 자연스러웠다. 밥상머리는 훈계의 장소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삶을 배우는 교실이었고, 대가족의 번잡함 속에서 책임과 배려의 질서를 익혔다. 그 시절이 언제나 옳았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함께 살아간다는 감각, 누군가의 삶을 함께 짊어진다는 경험은 분명 존재했다.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을 문제 삼고 싶은 것은 아니다. 그들은 위로가 되고, 외로움을 달래주며, 어떤 이들에게는 가족 그 자체이기도 하다. 다만 요즘의 반려문화는 개인의 선택을 넘어 하나의 사회적 현상으로 다가온다.

 

 

사람을 키우는 일은 부담과 위험으로 인식되고, 동물을 돌보는 일은 비교적 안전한 선택이 되는 구조 속에서, 젊은 세대의 마음은 자연스레 그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 흐름을 개인의 가치관 문제로만 돌리는 것은 무책임하다. 이미 인구절벽은 통계 속 숫자가 아니라 학교와 마을, 지역 공동체의 일상 속에서 체감되는 현실이 됐다. 이대로 간다면 머지않아 신생아의 울음소리를 병원 복도나 이웃집에서 듣는 대신 기록 영상으로만 접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제는 물어야 한다. 왜 가족을 꾸리는 일은 점점 더 어려운 선택이 되었는지, 왜 결혼과 출산은 희망이 아니라 감내해야 할 위험처럼 인식되는지 말이다. 그 질문의 답은 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사회 구조와 정책에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출산을 독려하는 구호에 머물 것이 아니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노동 환경을 만들고, 아이를 낳아도 삶이 무너지지 않는 주거와 돌봄 체계를 마련하며, 부모를 모시는 일이 부담이 아닌 존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노후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 사람을 키우는 일이 다시 사회적으로 존중받는 선택이 되지 않는다면, 어떤 출산 장려책도 공허할 수밖에 없다.

 

 

반려문화와 가족가치는 대립할 필요가 없다. 다만 어느 순간 사진 한 장 속에서 가족의 얼굴이 사라지고 있다면, 그 사회는 분명 무엇인가를 놓치고 있는 것이다.

 

 

휴대전화와 차 안에 어떤 사진을 담고 살아가는지, 그 작은 선택 속에 우리 사회의 미래가 고스란히 비치고 있다.

 

최현영/기자 (gbinews94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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