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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심장 TK 흔들…구미 정치판 변화 조짐

통합 좌초 그리고 구미 지방선거의 보이지 않는 판

기사입력 2026-03-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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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TK) 지역 정당 지지도가 더불어민주당 29%, 국민의힘 25%로 나타났다는 결과는 지역 정치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던졌다. 물론 오차범위 안의 수치이고 단 한 번의 조사로 지역 정치 지형이 바뀌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결과가 주목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오랫동안 보수의 심장으로 불려온 TK에서 민주당 지지도가 수치상 앞선 것은 상징적으로도 매우 이례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단순한 여론의 일시적 변화라기보다 TK 민심이 예전과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기 시작한 신호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TK 정치의 특징은 오랫동안 명확했다. 선거는 있었지만 결과는 대체로 예측 가능했고, 경쟁의 핵심은 본선이 아니라 공천 과정이었다.

 

 

정당에 대한 결집도가 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지역 곳곳에서 들려오는 이야기는 조금 달라졌다. 정당 자체에 대한 절대적인 지지가 예전보다 약해지고 있고, 정치권에 대한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적 성향이 바뀌었다기보다 무조건 지지에서 조건부 지지로 민심이 이동하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여기에 최근 몇 년 동안 논란이 이어졌던 대구·경북 행정통합 문제도 지역 정치 분위기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거론된다. 대구와 경북을 하나의 광역단체로 묶는 행정통합 논의는 한때 지역의 미래 전략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충분한 도민 공론화 없이 정치권 중심으로 추진됐다는 비판과 함께 갈등을 낳았고 결국 추진 동력이 약해지면서 사실상 좌초된 상황이 됐다.

 

 

지역에서는 큰 정치 이야기는 많았지만 정작 지역의 미래를 바꿀 구체적인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행정통합 논쟁이 단순한 행정 문제를 넘어 정치권에 대한 신뢰 문제로 번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흐름은 자연스럽게 구미 정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구미는 여전히 보수 기반이 강한 도시다. 무엇보다 구미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정치적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지금도 지역 정치 정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대선이나 총선, 지방선거에서 보수 정당이 기본적으로 유리한 구조가 유지돼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구미 정치권 내부에서 나오는 평가를 들어보면 분위기가 예전과 완전히 같지는 않다.

 

 

정당 자체보다 후보 개인의 경쟁력과 지역 경제 문제를 더 중요하게 보는 유권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구미는 이제 보수 도시라기보다 경쟁하는 보수 도시가 됐다는 말까지 나온다.

 

 

실제 구미 지방선거 구조를 들여다보면 흥미로운 특징이 있다. 겉으로는 여러 정당 후보가 경쟁하는 선거지만 현실적으로는 공천 과정이 선거 판세의 상당 부분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시장 선거와 광역의원 선거에서는 보수 정당 공천이 사실상 본선의 의미를 갖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래서 선거가 다가오면 구미 정치권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누가 출마하느냐보다 누가 공천을 받느냐로 집중된다.

 

 

여기에 구미 정치의 또 다른 변수로 거론되는 것이 갑·을 지역구 정치 구도다. 구미는 두 개의 국회의원 지역구로 나뉘어 있고 각각의 당협 조직과 정치 네트워크가 지역 정치 흐름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정치권의 일반적인 평가다.

 

 

공식적인 구조는 아니지만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갑과 을 정치 흐름이 자연스럽게 반영되는 경우도 있다는 이야기가 지역 정치권에서 꾸준히 나온다. 그래서 시장 선거뿐 아니라 도의원과 시의원 선거에서도 어느 쪽 정치 흐름과 가까운 인물이냐는 이야기가 정치권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거론되곤 한다.

 

 

또 하나 눈여겨볼 부분은 지역 조직이다. 구미는 산업도시이면서도 지역 공동체 조직이 매우 촘촘한 도시다. 상공계 네트워크, 체육단체, 봉사단체, 직능단체 등 다양한 지역 조직이 생활 정치와 맞물려 움직인다.

 

 

지방선거는 대선이나 총선보다 투표율이 낮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제 투표장에 유권자를 얼마나 끌어내느냐가 당락을 좌우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정치권에서는 선거는 공약으로 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조직으로 움직인다는 말이 나온다.

 

 

결국 구미 선거의 실제 구조는 크게 세 가지 흐름이 맞물려 움직인다. 공천 경쟁, 지역 조직, 그리고 후보 개인 경쟁력이다. 이 세 가지가 어느 정도 균형을 이루느냐에 따라 선거 결과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다.

 

 

다만 최근 TK 민심 변화와 정치 환경을 고려하면 앞으로의 선거는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질 가능성이 있다. 정당 지지 구조는 여전히 유지되고 있지만 인물 경쟁과 지역 경제 이슈가 점점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도 예전처럼 정당만으로 선거를 장담하기는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정치는 결국 민심의 흐름 위에서 움직인다. 그리고 민심의 변화는 언제나 조용히 시작된다. 지금 TK와 구미에서 감지되는 작은 변화들이 앞으로 어떤 정치 지형을 만들어 낼지, 지역 정치권의 시선이 점점 더 그 방향으로 향하고 있다.

 

그래서 지역 정치권에서는 지금도 이렇게 말한다.

구미 선거는 투표보다 판세가 먼저 만들어진다.”

 

최현영/기자 (gbinews94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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