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지방선거를 불과 3일 앞둔 지난 5월 31일, 구미지역 한 산악단체가 1,200여 명 규모의 대형 단합대회를 개최했다.
행사 자체만 놓고 보면 회원들의 화합과 친목을 위한 자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과 행사 진행 과정을 살펴보면 시민들의 눈에는 적지 않은 의문부호가 남는다.
첫 번째 의문은 "왜 하필이면 지금인가"이다.
선거일까지 불과 3일 남은 시점이다. 후보들은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지역 곳곳을 누비며 유권자를 만나야 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 시기에 1,200여 명이 모이는 대규모 단합대회가 열렸을까.
두 번째는 "왜 하필이면 단체 회장이 특정 후보의 공동선대위원장인가" 하는 점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선거운동의 핵심 관계자가 이끄는 단체가 대규모 행사를 개최한다면 시민들이 정치적 의미를 의심하는 것은 당연하다.
세 번째는 "왜 하필이면 지역구 후보들까지 환송식에 불러 모았는가"이다.
선거일까지 불과 3일 남은 시점은 후보들에게 가장 절박한 시간이다. 골목골목을 누비며 주민들을 만나고, 마지막까지 공약을 설명하며 표심을 호소해야 하는 시기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지역구 유권자를 만나야 할 후보들까지 산악단체 행사 출발지에 집결해 회원들을 배웅하고 환송하는 자리에 참석해야 했을까.
일부 후보들은 행사장 출발지에서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사실상 선거운동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다는 이야기도 지역사회에서 나오고 있다. 해당 행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후보들까지 모습을 드러낸 것은 단순한 격려와 축하를 넘어 정치적 해석을 낳기에 충분했다.
유권자를 만나야 할 시간에 특정 단체 회원들이 모인 장소에서 후보들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낸 이유는 무엇인지, 시민들은 고개를 갸웃할 수밖에 없다.
네 번째는 "왜 하필이면 산악회 행사인데 산행이 아닌 실내 행사였는가"이다.
회원 단합대회라면 산행이 중심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번 행사는 인근 도시의 컨벤션센터를 임대해 실내 중심 행사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섯 번째는 "왜 하필이면 산악회 회원이 아닌 일반 단체까지 참석 범위가 확대됐는가"이다.
순수 회원 행사인지, 외부 인원까지 포함된 대규모 행사인지에 따라 시민들이 받아들이는 의미는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참석자들이 자부담 3만 원을 냈다고는 하지만 안동찜닭 제공, 각종 선물, 상품권 지급 이야기까지 나오면서 지역사회에서는 다양한 해석과 뒷말이 이어지고 있다.
물론 현재까지 알려진 내용만으로 불법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다. 그것은 선거관리위원회와 관계기관이 판단할 문제다.
하지만 선거는 법만 지키면 되는 것이 아니다.
유권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상식과 공정성 또한 중요하다.
선거는 요란한 행사나 세 과시로 치러지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지지는 조용히 모이고, 유권자의 판단은 생각보다 냉정하다.
만약 이번 행사가 순수한 친목 행사였다면 더욱 신중했어야 했다.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 대규모 인원이 모이는 행사는 의도와 상관없이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선거 막바지에는 후보자도, 단체도, 유권자도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순간의 과시와 세 결집이 자칫 선거 이후 더 큰 논란과 후폭풍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설픈 세 과시는 순간의 만족은 줄 수 있을지 몰라도, 자칫 후보자와 순수한 산악단체 회원들 모두에게 돌이킬 수 없는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선거는 결국 유권자가 판단한다.
그리고 유권자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보고,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