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최종편집일 2026-06-30 15:24

  • 오피니언 > 기자수첩

야시장 주류 판매, 법과 원칙은 어디에 있나?

낭만야시장의 낭만, 법과 상생 위에 있어야 한다

기사입력 2026-06-21 20:13

페이스북으로 공유 트위터로 공유 카카오 스토리로 공유 카카오톡으로 공유 문자로 공유 밴드로 공유

지난 12일 개장한 ‘2026 구미 달달한 낭만야시장은 첫 주말 수만 명의 방문객이 찾으며 원도심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구미시는 이번 야시장을 단순한 먹거리 장터가 아닌 전통시장 활성화와 문화관광, 지역경제 회복을 동시에 추구하는 복합형 축제로 운영하고 있다.



 



 

새마을중앙시장에서 시작된 야시장은 오는 27일까지 운영된 뒤 73일부터 인동시장으로 무대를 옮겨 총 12회에 걸쳐 이어질 예정이다.

 

 

야시장 자체의 취지에는 이견이 없다. 침체된 전통시장에 사람을 모으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목표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 실제로 시장을 찾은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인해 주변 상가와 식당, 카페 등도 일정 부분 수혜를 입고 있다.

 

 

하지만 행사장 안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과연 누구를 위한 야시장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축제의 성공과 별개로 운영 과정에서 제기되는 여러 의문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행사장에서 직접 카드로 결재하고 구입한 일반 판매점 주류


특히 일부 단체가 운영하는 먹거리 부스의 주류 판매 문제는 단순한 논란을 넘어 공정성과 적법성 차원의 검토가 필요한 사안이다.

 

 

중앙시장부녀회는 시장 중앙에서 아이스박스에 주류와 음료수를 판매하였다. 또한 원평동 새마을지도자부녀회는 야시장에서 미주구리회무침, 두부김치, 모둠전, 철판주물럭 등을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소주와 맥주까지 판매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문제는 일반 음식 판매가 아니다.

주류는 국가가 제조부터 유통, 판매까지 엄격하게 관리하는 품목이다. 일반음식점은 영업신고를 하고 세금 신고를 전제로 음식과 함께 주류를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축제 부스에서 판매되는 주류가 어떤 경로로 공급됐고, 어떤 자격으로 판매됐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일부 부스의 카드 결제가 인근 음식점 명의의 카드단말기를 통해 이뤄졌다는 주장까지 제기되면서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카드단말기는 영업허가를 받은 사업자에게 등록된 장비다. 따라서 카드 결제가 이뤄졌다면 해당 매출은 단말기 명의자의 매출로 잡히게 된다.

 

 

여기서 핵심은 주류 공급 경로다.

음식점 영업자는 통상 주류도매업체를 통해 공급받은 주류를 판매해야 한다. 반면 일반 소비자가 대형마트나 슈퍼마켓에서 구매할 수 있는 주류를 행사장에서 다시 판매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국세청은 일반음식점이 마트나 소매점에서 구매한 주류를 영업 목적으로 재판매할 경우 주세법 위반으로 보고 단속 대상에 포함하고 있다.


 

"일반 상인은 법을 지키며 세금을 내고 장사하는데, 축제장에서는 마트에서 사 온 술을 버젓이 판매한다면 누가 법을 지키려 하겠는가. 전통시장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법과 원칙은 더욱 중요하다."

 

 

더욱이 시장 상인들의 불만도 적지 않다.

일부 행사 부스에서 판매하는 미주구리회무침, 두부김치, 모둠전, 철판주물럭 등은 중앙시장 내 기존 상인들이 판매하는 메뉴와 상당 부분 겹친다.

 

 

시장 상인들은 임대료와 인건비, 전기요금, 세금 등을 부담하며 1년 내내 영업한다. 반면 단기 행사 부스는 상대적으로 적은 부담으로 같은 메뉴를 판매하고 일반 판매용 주류까지 취급한다면 형평성 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전통시장을 살리겠다는 축제가 오히려 시장 상인들의 매출을 잠식하는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일이 특정 행사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동안 지역의 각종 축제와 바자회에서는 기금 마련이라는 명분 아래 주류 판매가 관행처럼 이어져 왔다. 하지만 목적이 좋다고 해서 법과 절차까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행정기관이 주관하거나 지원하는 행사라면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한다.

 

 

구미시는 이번 야시장을 계기로 행사장 내 주류 판매 적법성 주류 공급 경로 카드 결제 및 매출 처리 방식 세금 신고 여부 기존 상인과의 품목 중복 문제 등을 전면 점검할 필요가 있다.

 

 

전통시장 활성화는 중요하다. 그러나 법과 원칙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행정이 법 준수를 요구하면서 정작 관이 지원하는 행사에서는 주류 판매 기준이 모호하고 유통 경로가 불분명하다면 시민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전통시장을 살리는 길은 특혜가 아니라 공정한 경쟁이다. 이제는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반복돼 온 축제장 주류 판매 실태를 바로잡고, 모든 상인이 같은 기준 아래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할 때다.

 

최현영/기자 (gbinews9472@hanmail.net)

댓글0

스팸방지코드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