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시는 그동안 지역상권과 전통시장 활성화를 핵심 시정 과제로 내세워 왔다. 송정맛길 축제와 구미라면축제, 야시장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며 지역경제 회복을 강조해 왔다.
그러나 12일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우수중소기업 및 우리농산물판매장' 행사를 둘러본 뒤, 이러한 정책 기조와 실제 행정이 과연 일관성을 갖고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행사장에서는 우리 지역 전통시장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젓갈류, 미역, 만두, 물론 돌침대와 의료기기, 이불, 행주, 땅콩, 사탕, 누룽지 등 다양한 생활용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더욱이 길거리 홍보 포스터를 확인한 결과, 오는 7월 16일부터 일주일간 도심의 빈 창고와 빈 점포를 활용해 국내 유명 스포츠 브랜드 상품 땡처리 판매하는 행사까지 박정희체육관을 임대해 행사가 예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은 경기 침체와 소비 위축으로 매출 감소를 호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공공시설을 판매 행사장으로 활용하고, 대규모 할인 판매까지 지원하는 것이 과연 지역상권 보호 정책과 부합하는지 시민들은 충분히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특히 박정희체육관은 시민들의 체육활동과 문화행사를 위한 대표적인 공공시설이다. 공공의 목적을 위해 조성된 공간이 상업적 판매행사의 장으로 반복 활용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
물론 중소기업 판로 확대와 지역 농산물 판매를 지원하는 정책의 취지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행사 품목과 운영 방식이 지역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의 생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면 보다 신중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구미시는 이번 행사의 공공시설 임대 기준은 무엇인지, 판매업체 선정 기준은 어떻게 되는지, 지역 상권에 미칠 영향에 대한 검토와 상인들의 의견 수렴은 있었는지 시민들에게 명확히 설명할 필요가 있다.
행정은 정책의 일관성에서 신뢰를 얻는다. 지역상권 활성화를 외치면서 한편으로는 공공시설을 새로운 판매시장으로 제공한다면 시민들은 어느 쪽이 진정한 시의 정책인지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과거 구미시의 새마을과 폐지 논란 당시 지역사회가 침묵하고 있을 때 지역 언론은 공론화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며 지역의 역사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특정 행사를 반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공공시설의 본래 기능과 지역경제 보호라는 원칙이 흔들리지 않도록 점검하는 것 역시 지역 언론의 중요한 역할이다.
지역경제를 살리는 정책이라면 누구나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가장 먼저 보호받아야 할 지역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이 오히려 경쟁 환경에 놓이는 것은 아닌지, 구미시는 시민들에게 분명한 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