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곡동 단수 복구 일정 연기·비상급수 안내도 제각각…
13일 상모동서 또 상수도관 파열 추정
“통·반장 조직부터 지역구 시의원까지 재난상황 전파망 총가동해야”
구미에서 상수도관 파열로 인한 단수와 도로 침수가 잇따르면서 시민들의 불편과 혼란이 커지고 있다. 문제는 사고 자체만이 아니다. 재난 발생 이후 시민들에게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상황을 알리고, 생활 불편을 최소화하느냐가 행정의 위기대응 능력인데 이번 사태에서는 적지 않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형곡동 일대에서는 상수도관 파열로 단수가 발생하면서 주민과 상인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특히 행정당국은 당초 13일 오전 복구 예정이라는 내용의 안내문자를 발송했으나 이후 다시 14일 오전 8시 복구 예정이라는 문자가 전달되면서 시민들의 혼란이 가중됐다.
비상급수 안내 역시 시민 입장에서는 충분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수가 장시간 이어지면서 주민들은 식수는 물론 화장실 사용과 세면, 음식 조리 등 일상생활 전반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음식점과 카페 등 물 사용이 필수적인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정상적인 영업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하루 이틀의 단수도 곧바로 매출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비상급수 정보는 왜 한곳에 몰렸나
비상급수를 받으려는 시민들이 형곡동 특정 장소에 몰리는 상황에서 인근 광평동 복합스포츠센터 등 이용 가능한 주변 급수시설이나 학교 등 대체 급수 장소에 대한 종합적인 안내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재난문자는 단순히 ‘단수된다’, ‘복구 예정이다’라는 사실만 전달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어디에서 물을 받을 수 있는지, 급수차는 언제 어디에 배치되는지, 인근 이용 가능한 급수시설은 어디인지, 복구가 늦어지는 이유는 무엇인지까지 시민들이 한눈에 알 수 있도록 일관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더욱이 엎친 데 덮친 격으로 13일 오후에는 상모동 박정희 대통령 생가 앞 도로에서도 상수도관 파열로 추정되는 사고가 발생해 도로에 상당량의 물이 흘러나오면서 차량 통행에 불편이 발생했다.
현장에서는 차량들이 물이 차오른 도로를 통과하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누수로 인한 도로 지반 약화 가능성까지 고려해 신속한 원인 파악과 안전조치, 필요시 교통통제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재난안전은 SNS 홍보보다 현장이 먼저다
본지는 그동안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행정기관의 문자 한두 통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읍·면·동과 통·반장 조직,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자율방재단 등 지역의 촘촘한 연락망을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해 왔다.
여기에 지역구 시·도의원 등 지역 정치인들의 역할도 필요하다.
평소 의정활동과 행사 참석 모습을 SNS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자신의 지역구에서 단수와 침수 등 주민 생활과 직결된 재난이 발생했을 때는 SNS를 시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재난 소통창구’로 활용해야 한다.
지역구 정치인의 SNS는 홍보 수단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주민들이 “물은 어디에서 받을 수 있습니까?”, “복구는 언제 됩니까?”, “어느 도로를 우회해야 합니까?”라고 묻는 순간 가장 빠르게 답을 전달하는 생활밀착형 소통창구가 돼야 한다.
구미시 역시 이번 사태를 단순한 상수도관 파열 사고로만 넘겨서는 안 된다.
사고 발생→긴급복구→재난문자→비상급수→교통통제→취약계층 지원→복구 지연 시 재공지까지 하나의 체계로 움직이는 세부 대응 매뉴얼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복구 시간이 변경된다면 변경 사실만 알릴 것이 아니라 지연 원인과 새로운 복구 예상시간, 비상급수 위치와 운영시간까지 동시에 알려야 한다. 고령층 등 문자와 SNS 접근이 어려운 주민들에게는 통·반장과 현장 인력을 활용한 별도의 안내도 필요하다.
재난안전은 행정의 가장 기본적인 책무다.
시민들은 사고가 절대로 발생하지 않는 행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사고가 발생했을 때 누구보다 먼저 현장에 나타나고, 정확한 정보를 신속하게 전달하며, 시민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행정을 기대한다.
형곡동에 이어 상모동까지 잇따른 상수도 사고가 구미시 재난대응과 상황전파 체계를 다시 한번 점검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재난 상황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물이 끊기는 것만이 아니다. 시민에게 정확한 정보까지 끊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