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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9-2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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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간호사 60주년 독일 보트로프서 개최

60년 전 독일로 떠난 청춘…“당신의 청춘,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기사입력 2026-09-09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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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6, 꽃다운 나이의 대한민국 간호사들이 작은 가방 하나에 꿈과 희망을 담고 가족과 고향을 뒤로한 채 머나먼 독일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말도 문화도 달랐던 이국땅의 의료현장. 서툰 독일어와 고된 노동, 밤이면 밀려오는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견디며 병상을 지켰다.


 



그들이 흘린 땀과 눈물은 가족에게는 희망이 됐고, 고국으로 보내온 소중한 외화는 가난했던 대한민국이 산업화의 길을 걷는 데 힘을 보탰다.

 

그리고 꼭 60년이 흐른 2026.머리에 흰 서리가 내려앉은 그 청춘들이 독일에서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당신의 청춘,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지난 95일 독일 보트로프에서 열린 파독간호사 60주년 기념식을 관통한 메시지다.


 



이날 행사에는 파독간호사와 가족을 비롯해 한·독 양국 주요 인사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지난 60년의 삶을 되돌아보고 대한민국 경제 발전과 한·독 우호 증진에 기여한 파독간호사들의 헌신에 감사와 존경을 전했다.

 

60년 만에 다시 마주한 꽃다운 청춘
본 행사에 앞서 파독간호사들의 출국과 독일 정착, 의료현장에서의 삶과 현재 모습을 담은 ‘60주년 역사영상이 상영됐다.

 

영상 속 젊은 간호사들의 모습에 참석자들은 60년 전 고국을 떠나야 했던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개식 선언과 내빈 소개, 대한민국 국민의례와 독일 국가 연주에 이어 먼저 세상을 떠난 파독간호사와 파독광부들을 기리는 묵념도 진행됐다.

 

경과보고에서는 1966년 시작된 파독간호사들의 발자취와 재독한인간호협회가 걸어온 60년의 역사를 되짚었다. 노미자 재외한인간호사 총회장의 시낭송과 박소향 재독한인간호협회장의 기념사가 이어졌고, 이재명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통해 고국의 감사와 존경도 전해졌다.

 

박소향 회장 당신의 60년 청춘,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박소향 재독한인간호협회장은 기념사에서 60년 전 독일에 첫발을 내디뎠던 순간을 회상했다.


 



박 회장은 “1966년 꽃다운 나이의 대한민국 간호사들이 작은 가방 하나에 꿈과 희망을 담고 머나먼 독일 땅으로 향했다낯선 언어와 문화, 가족 하나 없는 이국땅에서의 삶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며 흘렸던 땀과 밤이면 고향과 가족이 그리워 남몰래 흘렸던 눈물도 있었다그러나 우리는 포기하지 않았고 서로 손을 잡고 서로의 가족이 돼 주면서 60년의 길을 함께 걸어왔다고 회고했다.

 

특히 그는 파독간호사들의 독일 생활이 개인의 삶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했다.우리가 고국으로 보내온 소중한 돈은 가족의 삶을 일으켰고 조국이 가난을 딛고 산업화를 이루는 데 작은 힘이 됐습니다.”

 

그리고 객석을 향해 한마디를 남겼다.당신의 60년 청춘,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60년의 세월을 한 문장에 담은 이 말에 행사장은 숙연해졌다.

 

·독 주요 인사 한자리양국 잇는 소중한 가교

이날 기념식에는 독일과 대한민국 각계 주요 인사들도 참석해 파독간호사들의 헌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Karl-Josef Laumann, Kerstin Griese를 비롯해 고경석 대사, 신경림 회장, 정성규 회장, KOFIH 관계자, Mattias Buschfeld 보트로프 시장, 이수구 이사장, 김장호 구미시장 등의 축사와 축전이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60년 전 독일로 건너온 대한민국의 젊은 간호사들이 독일 의료현장의 한 축을 담당했을 뿐 아니라 한·독 양국을 연결하는 민간외교관이자 소중한 가교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대만 일정 중 독일로김장호 구미시장 특별 참석

이날 행사에서 눈길을 끈 또 하나의 장면은 김장호 구미시장의 참석이었다.


 



김 시장은 지역기업 통상 지원과 도시외교를 위해 대만을 방문하는 해외 일정을 소화하던 중 파독간호사 60주년의 의미를 각별히 여겨 독일 보트로프를 직접 찾았다.

 

구미와 파독간호사의 만남은 대한민국 산업화라는 공통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1960~70년대 파독간호사와 광부들이 낯선 독일 땅에서 흘린 땀과 고국으로 보내온 외화가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됐다면, 같은 시기 구미는 국가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대한민국 수출과 산업화를 이끌며 성장했다.


 



김 시장은 축사를 통해 파독간호사 여러분께서는 조국의 가난 속에 정든 부모 형제 곁을 떠나 낯설고 물선 이역만리 독일 땅으로 향하셨다서투른 언어와 낯선 문화, 고향을 향한 사무치는 그리움 속에서도 조국을 대표한다는 일념으로 타국의 병상을 지키셨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의 땀과 노력이 있었기에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오늘날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로 도약할 수 있었다며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시장은 대한민국 산업화와 구미의 역사도 언급했다.
그는 구미는 조국 근대화의 상징인 박정희 대통령의 고향이자 국가산단을 중심으로 반세기 넘게 대한민국의 수출과 산업화를 이끌어 대한민국 산업의 심장으로 불려왔다앞으로도 구미시는 파독간호사 여러분의 2의 고향’, ‘친정 같은 도시로 늘 곁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구미에서 독일까지 날아온 고향의 봄
김 시장의 축사가 끝나자 구미시 새마을여성합창단이 무대에 올랐다.


 



60년 전 고국을 떠난 파독간호사들에게 대한민국 구미에서 직접 찾아온 합창단이 노래로 감사와 존경을 전하는 순간이었다.

 

합창단이 고향의 봄을 비롯한 우리 노래를 부르자 객석 곳곳에서는 눈시울을 붉히는 모습이 보였다.


 



어린 시절부터 수없이 불렀을 노래였지만 60년의 세월을 독일에서 살아온 파독간호사들에게 이날의 고향의 봄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잠시나마 60년의 세월을 건너 고향으로 돌아간 듯한 순간이었다.

 

공연 후에는 독일 한인사회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온 한인단체장들의 인사와 60주년 기념촬영이 이어졌다. 파독간호사들의 권익과 화합, 협회 발전을 위해 헌신한 35명에게 공로패가 전달됐으며 후원·협력기관과 봉사단에도 감사의 뜻을 전했다.

 

“1966년 독일에 오신 분 계십니까
2부 축하공연에서는 특별한 시간이 마련됐다.
사회자가 객석을 향해 “1966년 독일에 오신 분 계십니까라고 물었다.
60년 전 독일에 처음 도착했던 파독간호사들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당시 몇 살이었는지, 처음 독일에 도착했을 때 어떤 마음이었는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무엇이었는지를 직접 듣는 시간이 이어졌다.


 



꽃다운 나이에 고국을 떠났던 한 사람 한 사람의 기억은 어느새 대한민국 현대사의 한 페이지가 됐다.

 

이어 소프라노 박희진의 신아리랑을 시작으로 임이 오시는지’, 바이올린 연주의 섬집아기’, 남성중창 남촌’, ‘그리운 금강산등이 이어졌다.

 

노래 한 곡 한 곡에는 독일에서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살아온 이들의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5명의 구미 민간봉사단모두 자비로 독일행

화려한 공식행사 뒤에는 또 다른 주인공들이 있었다.

 



구미에서 생업을 뒤로하고 자비를 들여 독일까지 날아온 5명의 민간봉사자들이다.


 

경북인터넷뉴스 최현영 대표를 단장으로 비주헤어 손은주 원장, 헤어매니저 김경옥 원장, 미디어디펜스 김종열 대표, 선두기업 장희석 대표로 구성된 봉사단은 지난 829일 대한민국을 출발했다.

 

이들에게 별도의 대가는 없었다.


 



프랑크푸르트와 에센, 함부르크, 보트로프 등을 오가며 파독간호사들을 만나 미용봉사와 청춘사진 촬영, 인터뷰, 사진·영상 기록과 기념행사 지원에 힘을 보탰다.

 

손은주·김경옥 원장은 파독간호사들의 머리를 정성껏 손질하며 고국의 정을 전했고, 김종열 대표는 청춘사진 촬영과 함께 파독간호사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을 카메라와 영상에 담았다. 장희석 대표도 행사 곳곳에서 손이 필요한 일을 맡으며 봉사활동을 지원했다.

 

손은주 원장 제가 더 큰 것을 얻어갑니다


 



미용봉사를 맡은 손은주 비주헤어 원장에게 이번 독일 방문은 두 번째 봉사였다.

 

손 원장은 “3년 전에도 독일에서 봉사했는데 다시 파독간호사분들을 만나게 돼 기쁘다머리를 만져드리면서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니 힘들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경제의 주춧돌 역할을 하신 분들의 머리를 직접 손질해 드리면서 오히려 제가 더 행복하고 큰 것을 얻어가는 것 같다“60년 전 이분들이 고향을 떠나 머나먼 타국으로 향했을 당시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헤어매니저 김경옥 원장에게는 생애 첫 해외 봉사였다.

김 원장은 구미에서도 미용봉사를 해왔지만 평생 기억에 남을 봉사를 독일에서 하게 돼 정말 행복하다파독간호사분들의 머리를 손질해 드리면서 오히려 제가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쁜 마음으로 봉사할 수 있어 감사하고 이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따뜻한 기억을 남겨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기록되지 않으면 사라지는 한 사람의 역사

봉사단의 활동은 머리를 손질하고 사진 한 장을 찍어주는 데서 끝나지 않았다.


 



60년 전 독일로 떠났던 이들의 얼굴과 목소리, 기억을 기록하는 일도 중요한 목적이었다.

 

그동안 파독간호사의 역사는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기여한 파독근로자라는 이름으로 많이 기록돼 왔다. 그러나 그 거대한 역사 안에는 스무 살 안팎의 나이에 가족과 헤어져 낯선 나라로 떠나야 했던 수많은 개인의 삶이 존재한다.


 



누군가는 독일에 남아 가정을 꾸렸고, 누군가는 한인사회를 지켰으며, 또 누군가는 평생 고향을 가슴에 품고 살아왔다.

 

그래서 이번 봉사단은 카메라 앞에 선 파독간호사들의 지금 모습을 청춘사진으로 남기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를 영상과 인터뷰로 기록했다.

 

한 분 한 분의 청춘과 삶, 고국에 전하겠습니다

최현영 봉사단장은 젊은 시절 가족과 고향을 뒤로하고 낯선 독일 땅에서 땀 흘리며 대한민국 경제 발전에 힘을 보탠 파독간호사분들에게 작은 정성이나마 보답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우리가 알고 있던 파독간호사라는 이름보다 훨씬 더 많은 삶과 사연이 있었다이번 봉사와 취재를 통해 만난 한 분 한 분의 청춘과 삶을 기록해 고국에 생생하게 전하겠다고 밝혔다.

 

60년 전 떠난 청춘, 이제 대한민국이 기억해야 할 때

 

오후 6, 기념행사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하지만 파독간호사 60년의 역사는 이날로 끝나지 않는다.


 



1966년 꿈 많던 젊은 간호사들이 낯선 독일 땅에 내디딘 첫걸음은 가족을 위한 선택이었고, 생존을 위한 도전이었다. 그러나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선택이 모여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밑거름이 됐고 한·독 양국을 잇는 60년 역사가 됐다.

 

그들의 검은 머리는 어느새 희어졌고 꽃다운 청춘은 사진 속에 남았다.


 



그러나 그들이 흘린 땀과 눈물, 고국을 향했던 마음까지 세월 속에 묻혀서는 안 된다.

 

이제는 대한민국이 그들의 이름과 얼굴, 그리고 삶을 기억하고 다음 세대에 전해야 할 차례다.

 

독일 보트로프에서 울려 퍼진 한마디가 그 이유를 말해준다.

당신의 60년 청춘,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최현영/기자 (gbinews947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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