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달러당 1,380원 적용하면 총 165조6,000억원 규모
1기당 신한울 6조원·두코바니 13조원·미국 투자안 20조7,000억원
AP1000 비중 따라 국내 기업 참여 범위 제한 우려
구자근 의원 “예상수익률·투자회수 구조 명확히 공개해야”
정부가 미국 내 원전 건설을 포함한 대규모 대미투자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가운데, 현재 거론되는 원전 8기·1,200억달러 규모의 투자안을 단순 환산하면 원전 1기당 투자액이 국내 신한울 원전의 3.45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과 비교해도 약 1.6배 높은 수준이어서 구체적인 사업 범위와 투자회수 구조, 국내 기업의 참여 가능성을 면밀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구자근 국회의원(국민의힘·구미시갑,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이 최근 국내 원전과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업을 대미 원전 투자안과 비교한 결과, 신한울 3·4호기 건설에는 총사업비 약 12조원이 투입된다.
신한울 3·4호기는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1,400㎿급 신형 가압경수로 APR1400 2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1기당 사업비는 약 6조원이다.
2024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추진되고 있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은 APR1000 2기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설계와 구매, 건설, 시운전, 핵연료까지 ‘팀코리아’가 공급하는 구조로, 총사업비는 약 26조원이며 1기당 약 13조원이다.
반면 현재 미국 원전 투자와 관련해서는 대형 원전 8기 건설에 총 1,200억달러를 투입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환율을 1달러당 1,380원으로 적용하면 1,200억달러는 약 165조6,000억원으로, 원전 1기당 투자액은 약 20조7,000억원에 이른다.
단순 명목금액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미국 원전 투자안의 1기당 사업비는 신한울의 약 3.45배, 체코 두코바니의 약 1.6배 수준이다.
다만 미국 원전 사업에 거론되는 1,200억달러가 원전 8기의 설계·조달·시공(EPC) 비용 전액인지, 한국 측의 지분투자와 금융지원까지 포함한 포괄적 투자 한도인지에 따라 경제성 평가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 미국 정부가 제공할 세제 혜택이나 금융지원 등이 투자 규모에 반영됐는지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구자근 의원은 “1,200억달러가 실제 원전 8기의 EPC 건설비 전액인지, 한국의 지분투자와 금융지원 등을 포함한 포괄적 투자 한도인지, 미국 정부의 세제·금융지원을 반영하기 전 규모인지에 따라 경제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예상수익률과 투자회수 구조 등을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을 경우 ‘한미전략투자특별법’이 규정한 상업적 합리성 요건을 충족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당 법 제3조 제3항은 상업적 합리성이 확보되지 않은 대미투자를 추진하려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재정경제기획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 원전 8기 가운데 웨스팅하우스가 설계와 원자로 기술을 보유한 AP1000 물량이 얼마나 포함될지도 주요 쟁점이다.
AP1000 모델의 경우 국내 기업의 사업 참여가 터빈과 원자로 등 주요 기자재 제작이 가능한 두산에너빌리티 등에 사실상 한정될 수 있어, 대규모 투자에 비해 국내 산업계가 얻을 실익이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구 의원은 “정부가 지난해 8월 한미 정상회담 이후 성공적인 합의였다고 자평해 왔지만, 정작 구체적인 투자조건과 사업구조는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며 “그동안 어떤 내용으로 협의해 왔는지 국민과 국회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